공동체 회복과 유가사상 긴 생각

이 시대의 가장 큰 과제가 무엇일까? 결국 파편화된 인간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 사회는 공리주의라는 이념을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경제시스템이다. 여기서 공리功利는 널리 통하하거나 공평하다는 공리가 아닌 효율적이라는 의미이다. 이 효율을 추구하는 시스템이 바로 자본주의다. 자본주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자본주의는 이념이라기 보다는 구조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효율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판옵티콘이 보여주듯 일종의 독점시스템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페르낭 브로델은 아예 물질문명에서 시장경제, 자본경제를 구분한다. 또 소스타인 베블런은 자연경제와 화폐경제 그리고 신용경제를 구분한다. 여기서 신용경제란 바로 현대의 자본주의 경제이다. 이 경제는 일종의 독점시스템이 된다. 독점은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이는 훌륭한 군주가 다스리는 국가와 같다. 하지만 독점은 독재나 참주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스템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유노동력의 확보가 요구된다. 자유주의는 자본주의를 돌리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이념이다. 불과 농업혁명이후 끈끈한 공동체로 다층적으로 엮여있던 인간공동체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점차 개인으로 분리되고 있다. 지금은 마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시절처럼 아빠-엄마-자녀, 철저한 소가족 시스템으로 분리되었고 이는 다시 원자화된 개인으로 분리되고 있다. 최소한의 가족시스템마져 붕괴되고 있다. 이 원자들은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처럼 서로 끌리는 힘으로 엮이지 못하고 더 큰 거대한 힘에 의해 파편화되고 있다.  그 힘은 다름 아닌 '공리주의'다.

이 파편화를 막기 위해 많은 이념들이 등장했다. 공리주의 이념아래서 공산주의, 사회주의 등의 공동체주의가 자유주의와 거의 동시에 등장했다. 또한 인종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도 공동체주의의 한 갈래다. 기존의 공동체가 파편화되면서 공동체의 재조합은 정말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나는 다시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요구되는 가장 최소단위의 공동체인 가족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주장을 하는 '유가사상'을 다시 살펴볼 생각이다.
 
<대학>의 8조목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말한다. 여기서 개인을 수양한다(수신)는 것은 이기적인 개인을 극복한다는 의미고, 가족을 가지런히 한다(제가)는 것은 가족중심적 사고를 탈피한다는 의미다. 또한 나라를 다스린다(치국)는 것은 국주주의적 편가르기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세상이 서로 평등하게 된다는 것이다.(평천하) 

여기서 '평등'은 '자유'와 같은 의미다. 서로 표현(기표)는 다르지만 두 단어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있어야 존재가치가 있다. 그냥 단순한 자유는 상대방이 나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런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방종'이다. 우리가 말하는 자유는 포기하는 방종이 아니라 서로를 책임지는 자유다. 여기서 책임진다는 것은 바로 평등을 의미한다. 이 상호적 책임관계에서 우선순위가 생기고 그 우선순위를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해 하이어라키(우열관계)가 형성된다. 이 모든 것은 상호적 책임을 갖는 '자유와 평등'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자유-책임-평등'의 변증법적 고리가 생성된다. 

이 고리는 '나와 가족'에서 시작된다. 이것은 분자신경연구자인 에릭 캔델이복잡한 포유류의 신경세포 시스템을 알기 위해 훨씬 단순한 달팽이의 신경세포를 연구해 추론해가는 방법이다. 일종의 환원주의적 방법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고 이념을 다듬어온것이 바로 유가사상이다. 그리고 이 사상은 한반도에서 지금까지 약 600년동안 우리의 의식 아래 깔려있는 관습이기도 하다. 다만 이념이 경직되고 폐혜가 심해 우리는 이 사상을 상당기간 배척해 왔다. 노자가 말했듯이 유가사상의 '仁인'이 사라지고, 또 '義의'도 사라지고 그냥 '禮예'라는 형식적 껍데기만 남아서 급변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상황을 모두 살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공동체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지 그 이념적 토대를 찾을 수 있다. 이미 유가사상에서는 '온고지신'의 방법론이 있지 않은가! 나는 공동체 이론들을 보면서 가족의 해체를 예측한다. 하지만 이것은 가족이 개인으로 파편화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잘못된 가족이념구조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미래공동체는 가족이념부터 재구성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트위터